비오는 날, 내 안의 폭풍우

오늘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마음이 조금 무겁고 우울한 하루이다. 비 오는 날은 어쩌면 내 안의 폭풍우와도 같다고 느껴진다. 비가 내리면 내 마음도 흐리고 안개처럼 불투명해지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내 마음이 안다향하는 듯하다. “오늘은 그런 날이구나”라고 속삭이면서 이른 아침부터 내 공간은 비로 가득했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어쩌면 좋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회사에 도착해서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온라인 회의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실내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동안 겉은 비로 젖고 내는 마음도 그런지 차갑고 어두워진 것만 같았다. 친한 동료들끼리 식사 후에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내리는 비와 함께 홀로서기는 나무들은 마치 내 안의 고독과 외로움을 보여준다.

오후에는 회사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비 오는 날의 길은 평소보다 교통이 많고 내 자동차의 와이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주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마치 외부의 날씨가 나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 같아 더욱 우울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비 내음이 풍기는 방 안에서 나 자신과 마주하게 되었다. 비 오는 날은 어쩌면 내 검은 세상과 마주하는 날이기도 하다. 폭풍우처럼 내 마음에 덮치는 어둠은 나를 포위해서 출구를 찾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날들은 항상 끝나기 마련이다. 비는 언젠가 그치고, 폭풍우 또한 해소될 것이다. 그 순간을 기다리며, 나의 마음 역시 이어진 비와 같이 소리없이 내리기를 기도하며 오늘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내일은 더 나은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희망을 가져야지.


게시됨

카테고리

작성자

태그: